도니제티 - 진혼곡 Messa Di Requiem
Gaetano Donizetti 
( 1797-1848 )

Conductor : Francesco Molinari-Pradelli - Orchestra Sinforica e Coro di della RAI


1835년 9월 23일, 벨리니가 34세의 젊은 나이로 파리 근교에서 사망했다. [루치아]의 초연 때문에 나폴리에 있었던 도니제티는 이 오페라의 초연이 있은 지 사흘 뒤에 벨리니의 부음(訃音)을 들었다. 도니제티는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다. 그 때, 출판업자 리코르디(Ricordi)에게서 연락이 왔다. 급히 벨

리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작품 나를 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 무렵 도니제티는 루치아의 다음 작품인 오페라 [벨리사리오(Berisario)]를 서둘러서 완성해야할 입장이었지만 리코르디의 재촉이 심하자 우선 작은 규모의 애도 음악을 썼다. [벨리니의 죽음에 바치는 애가(哀歌)]가 바로 그 작품이다. 리코르디는 

또 다시 도니제티에게 벨리니를위한 작품을 의뢰한다. [레퀘엠]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이 무렵에 쓴 그의 편지 내용이다.



"나폴리 음악원에서 열린 벨리니 추도 미사에서 미사곡을 지휘했었다.  지금, 그들도 내게 특별한 미사곡을 써 달라고 의뢰해 왔고 나는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작품을 쓰지 못했다. 나폴리 필하모니와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일피일 작품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12월엔 내가 직접 이 미사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작품의 지휘를 내가 하지 못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이제 허사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벨리니를 위한 레퀴엠은 완성되지 못했고 도니제티의 생존시에 한번도 연주된 일이 없었다.



1870년, 도니제티가 어린 시절 성가대원으로 노래를 불렀던 베르가모(Bergamo)의 싼타 마리아 대성당에서 최초로 이 작품이 연주되었고, 악보도 출판되었다. 이어서 도니제티의 탄생 100주년인 1897년과 서거 100주년인 1948년에 이 작품의 악보가 재출판 되었고 1970년대에 와서는 그의 비(非)오페라 작품들 가운데서 가장 주목되는 작품으로 재조명을 받기에 이른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되어서 근 10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비로소 바른 대접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도니제티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오페라에 거의 국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종교음악 부문에서 그가 남긴 족적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학생 시절부터 그는 많은 종교음악을 썼고, 1942년에는 빈(Wien)에 가서 오스트리아 황제로부터 황실 예배당의 카펠 마이스터로 임명되는 등 이미 그의 생존시에 종교음악가로서 폭넓은 인정을 받았던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황실에 헌정한 [아베마리아]의 아름다움이 이를 증거 한다.




도니제티가 쓴 레퀴엠은 적어도 3곡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퀴엠은 미사곡의 하나인 동시에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 영혼이 평안의 안식에 이르도록 기원하는가 하면, 성서에서 가르치고 있는 최후 심판 날의 공포를 통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신심(信心)의 생활을 하도록 경고하는 여러 목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작곡가라도 쉽사리 이 장르에 도전하지는 못한다. 그들은 그야말로 최선의 노력을 쏟아 붓는 열정으로 레퀴엠의 작곡에 임하는 것이다.



도니제티의 레퀴엠은 역시 극적(劇的)이다. 비교적 초기 시절에 집중적으로 종교음악을 쓰다가 전성기에는 거의 오페라에만 치중하는 작곡 생활을 했던 것이 하나의 이유로 등장한다. 그가 이 레퀴엠을 쓴 1840년대는 오페라 이외의 작품에 관심을 돌릴 여유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아주 오래간만에 종교음악의 세계에 돌아 온 셈이 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 레퀴엠에 극적인 요소가 강렬하게 들어 선 것이다.



이 작품엔 쌍투스, 베네딕투스, 아뉴스 데이가 없다. 그래서 미완성인 것이다. 그리고 서주의 오케스트레이션도 그의 자필 악보를 찾을 수 없다. 때문에 서주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첫 합창은 장엄하고도 기념비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의 키리에(Kyrie)보다도 그의 키리에는 극적인 감동을 느끼게 한다. '진노의 날(Dies irae)'은 마치 광폭한 폭풍우처럼 듣는 이를 압도한다. 노의 날에서 테너가 노래하는 '나는 허물 있는 자로서 한탄한다(ingemisco)'는 바이얼린과 첼로의 조주(助奏)와 더불어 형언키 어려운 비탄감을 표현한다. 매우 감동적인 부분이다. 여기에 이어지는 '나의 기도(preces)'는 베이스 반주를 타고 역시 독창이 인상 깊게 노래한다.



'저주받은 자의 상(像)'은 다시 처음의 진노의 날의 분위기로 돌아가 표현된다. 베이스 독창으로 노래되는 '엎드려 원합니다(oro supplex)'가 여기에 경묘한 대조를 보이며 등장한다. 이 장엄한 음악은 '주여, 내게 평안을 주옵소서'라고 노래되며 끝마친다.



Gaetano Donizetti 
Messa Di Requiem

Conductor : Francesco Molinari-Pradelli - Orchestra Sinforica e Coro di della RAI
전곡 Play
 
01   Introitus Requiem 
02   Introitus Kyrie
03   Graduale Requiem
04   Graduale In memoria aeterna
05   Sequentia Dies irae
06   Sequentia Tuba Mirum
07   Sequentia Judex ergo
08   Sequentia Rex tremendae
09   Sequentia Ingemisco
10   Sequentia Praeces meae
11   Sequentia Confutatis maledictis
12   Sequentia Oro supplex
13   Sequentia Lacrymosa
14   Offertorium Domine Jesu Christe
15   Communio Lux aeterna
16   Absolutio Libera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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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멸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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