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프리트에게는 태생부터 걱정 두려움 공포 fear가 없었다 그런 일반적인 DNA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지크프리트가 누구도 하지 못했던 부러진 보검 노퉁을 원상태로 복구했을 때 
이제 산넘어 어둠 속의 땅 깊은 동굴 속의 괴물을 때려잡으러 갈 수 있음에 기뻤다




유무상생 -아름다움 됨을 아는 것은 추함이 있기 때문이다
선이 선이 됨을 아는 것은 선하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다 고로 유와 무는 조화 속에서 서로를 이롭게 하며 더불어 함께 존재한다 유와 무 선과 악 음과 양 모든것이 그러하기에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상생하는 것 또한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하는 이치이다




지그프리트가 괴물을 죽이고 그 피로 몸을 적셨을 때 오감은 극한으로 레밸업 되었고 몸은 어떤 일에도 죽지 않는 불사신이 되었다 원래가 신중의 왕 보탄의 손자였던데다가 보검 노퉁을 가졌고 괴물이 소유했던 문제의 니벨룽 반지까지를 획득하여 천하의 최강 지배자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때 밝아진 귀에 새들의 지져귐이 사람들 말하는 소리와 같이 그 뜻이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활활 타는 불길에 여자가 잠들어 있다~ 새들은 그렇게 지저귀는데 여자라는 게 무엇인지 태어나서 청년이 되도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그는 노래하는 새들의 소리에 궁금증을 느끼게 된다




활활 타는 불길이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인지 새들이 이끄는 데로 가다 보니 신들의 왕 보탄의 영역으로 오게 되었고 그를 만나게 되는데 조부와 손자관계인 서로는 서로를 몰라 보고 대화를 하다가 보탄이 아버지 지그문트를 죽인 원수임을 알게 되고 분노한 지그프리트는 원수의 머리를 향해 노퉁을 내려친다




신들의 왕 보탄이 누구인가 힘으로는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고 창을 들면 그 앞에 대적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날아드는 노퉁을 창으로 힘껏 막았는데 그만 창이 두 동강이 나고 만다
그때서야 보탄은 지그프리트가 누구라는 걸 알게 되었고 
자신의 친손자에게 분노의 칼을 받아야 하는 이 비극의 원죄자로 헛웃음이 나왔다




지그프리트는 늙은이가 자기의 칼을 막아낸 것을 보고 죽일 생각이 없어졌다
여태껏 이 보검을 막아낸 자는 없었는데 이 초라한 늙은이가 막아내다니 젊어서는 대단한 인물이었음이 틀림없었을 것임을 직감했다




뒤돌아서 처량하게 공허한 웃음을 뱉으면서 걸어내려가는 노인네 옆으로 활활 타는 불길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 누워있는 여자를 보게 된다
지그프리트에게는 태생부터 걱정 두려움 공포 fear가 없었다 그런 일반적인 DNA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공포가 밀려왔다




여자라는 게 무엇인지 태어나서 청년이 되도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그는
동굴 속 괴물을 때려잡았고 신의 왕 보탄을 제압하고 지존이 되었지만 여자라는 생물을 보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뒷걸음쳐서 한동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극심한 불안감에 휘둘렸다




유무상생~ 유와 무가 그렇고 선과 악이 그렇다 음과 양이 그렇고 남과 여가 또 그렇다
이것이 과연 맞는 말일까...




한무제는 그럴듯한 말로써 장난을 치고 사람의 귀를 미혹하게 하는 것을 싫어했다
뜬구름 같고 망상 같은 도가 사상이 통치 근본 이념이라는 것에 극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좋은 게 좋은 거 다는 감언이설로 국가 재정을 도가사상이라는 허울 아래 좀먹고 있는 외척들의 행태들이 못마땅했다
그는 유가로 도가를 밀어내려는 개혁을 시도 했지만 그에게는 힘도 세력도 없었다




무제는 황제의 권력을 이어 받을 태자였지만
황제 임명 권한을 쥐고 있던 할머니 태황 태비는 자신의 형제자매들인 외척들을 원수로 대하는 무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고 태자 보위를 갈아엎고 멀리 쫒아 버릴 궁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무제의 어머니 황태비는 태황 태비의 속을 읽고 그녀가 애지중지 하던 딸이 나은 공주와 무제의 근친결혼을 성사시키는 묘수를 내는데 이로써 태자자리가 굳건해지고 무난히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무제의 7대 조상 할아버지 태조 유방이 북방 정벌 나갔다가 생포되어서 나라가 거덜 날 만큼 조공하고 겨우 목숨만 건졌던 역사가 있었는데 이후로 국세가 펴지질 않고 늘어가는 조공 압력에 국력이 쇠퇴하여 망조가 들 지경에 이르렀다
무제는 여지껏 역대 왕들이 생각지 못했던 북방 정벌을 시작하고 크게 성공하면서 왕권이 크게 강화된다
이에 무제는 도교를 버리고 유교를 왕조 이념으로 채택하고 외척들을 모조리 때려잡았다




유무상생이란 말로써 장난을 치고 사람의 귀를 미혹하게 하는 잡설인 것일까
아니면 유와무의 관계는 섞이면 서로가 피곤해지고 파탄 나는 관계 즉 유무파탄인 것일까




지그프리트가 잠이 든 공주를 만나고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괴물의 피에 온몸을 담갔을 때 등 뒤에 붙어있던 낙엽 정도는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불사신으로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파르치팔은 결국 그곳을 창에 찔려서 죽게된다

 

 

지그프리트의 장례행진곡

 

 

세상은 어지럽고 이익과 분배에 속고 속이며 한치의 양보도 없다
하겐과 군터가 파놓은 세상 풍파에 시달릴데로 시달렸던 지그프리트와 공주 브륀힐데가 정신을 차렸을 땐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와있었다




브륀힐데는 신들의 종말을 맞게한 원흉인 반지를 라인강에 던져버리고 자신도 불속으로 뛰어든다
군터까지 죽인 하겐은 반지를 찾기 위해 라인에 뛰어들었다가 죽고 만다
반지는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 림프들의 관리 하에 놓이게 되고
멀리로 발할라 산은 화염에 휩싸이고 신들의 궁전은 종말의 불로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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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멸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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