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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1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2번 in A major Op, 68 / 피츠 윌리엄 사중주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2번 in A major Op, 68
Shostakovich ( 1906-1975 )
Performer : 피츠 윌리엄 사중주

쇼스타코비치는 1944년 여름과 가을에 아주 빠른 속도로 그의 현악사중주 2번을 완성하였다. 1944년은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그는 작곡가로서 어언 30대 후반의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전쟁의 와중에 이미 그는 몇 개의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대표적인 작품들이 일명 ‘레닌그라드’라고 불리는 제7번 교향곡 Op.60 그리고 교향곡 제8번 Op.65 등이 있다. 특히 7번 교향곡은 당시 연합국을 이루고 있었던 미국과 쏘련에서 동시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순수한 교향곡이라기보다는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비극적인 전쟁 상황에서 대중들의 분기와 아픔을 모두 달래주는 영웅적인 음악이 필요한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그리고 프로그램에 따라서 작곡되었다.

동시에 작곡가는 개인적으로도 친구들의 죽음을 겪어야 했다. 1944년 2월에 쇼스타코비치는 친구 중의 하나인 Ivan Sollertinsky(1902-1944)가 타계하자 곧바로 그를 추모하는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다. 바로 피아노 3중주인 Op.67이다. 이 곡은 또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유대인을 위한 작품이라는 해석도 있다. 곡 중에 유태인 민속
음악의 선율이 일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곡이 쓰인 1944년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진상이 드러나기 전이었다. 하지만 이미 유태인에 대한 핍박은 나치뿐만 아니라 쏘련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러한 잔혹한 현실에 대해서 작곡가는 휴매니스트로서 그리고 마음 여린 예술가로서 마음 속 깊이 회한과 울분을 느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압박감에 시달리며 작품의 완성이 미루어지고 있었다. 그럴 즈음에 갑자기 그는 현악사중주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엄청 빠른 속도로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세 작품을 들으며 비교하게 된다. 세 작품 모두가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 일종의 장송곡인 셈이다. 형식이 서로 다른 작품들이지만 모두 쇼스타코비치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새겨 보면 이 작품들은 작곡가가 지니고 있는 다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향곡 7번은 웅대한 스케일이다. 나치 독일에 의해 완전히 포위된 레닌그라드의 처절하고 비장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행진곡 풍의 폭풍우가 진격해오는 적군과 이에 맞서는 인민들의 용감한 투쟁을 표현하고 동시에 격퇴되는 적군과 찾아오는 평화가 서정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쏘비엣 사회주의 정권과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다수의 대중들을 의식하고 쓴 작품이다. 각 악장마다
설명을 붙일 만큼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다. 이는 작곡가가 원하던 말던 당시 권력과 사회가 요구하고 있었던 그런 내용이다. 쏘련이 대내외로 자랑하고 있는 영웅적인 작곡가라면 당연이 이런 작품 정도는 창작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피아노 3중주 제2번과 현악사중주 제2번은 실내악답게 개인의 내면적 성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피아노 3중주도 어느 정도는 당국의 눈길을 의식하고 쓴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스탈린 상을 수여 받는다. 현악사중주는 순식간에 썼다는 작곡가 자신의 표현처럼 아무래도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써내려갔다고 생각된다. 음악의 순수성이라는 면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여야 할 점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귀에 들려오는 음악작품 자체다. 과거 역사가 어찌 되었던 무시할 것은 아니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예술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피아노 삼중주 2번이나 현악사중주 2번은 모두 절대 순수 음악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아
무런 선입감 없이 그리고 작곡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설명이 없더라도 우리는 음악을 듣는 순간 즉각적으로 인간적으로 깊은 감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음악을 듣게 되면 도대체 이러한 작품들을 쓸 수 있었던 한 예술가의 천재성이 강하게 인지된다. 또한 작곡가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된다. 감상 이후의 이러한 호기심과 의문은 결국 하나의 전설을 만들게 된다. 쇼스타코비치처럼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살다 간 예술가야말로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무수한 답들을 양산하게 되고 이러한 추측들은 작품들을 떠나서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로 증폭된다. 예술가의 삶에 대한 지식은 그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와 공감을 높여준다. 하지만 거기서 멈춰야 한다. 진정한 예술가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선다. 우리는 현 시점에서 귀에 들려오는 대로 작품의 진정한 멋만 즐길 따름이다.



Shostakovich String Quartet No.2 in A major Op, 68
Performer : Fitzwilliam String Quartet
전악장 Play
 
1악장 Overture_ Moderato con moto
2악장 Recitative & Romance_ Adagio
3악장 Valse_ Allegro
4악장 Theme & Variations_ Adagio

Picasso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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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멸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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