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03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 (야사 하이페츠)


브루흐 Scottish Fantasy, op 46  in E-flat major,
Max Bruch ( 1838-1920 )
Violin : Jascha Heifetz - Conductor : Malcolm Sargent ( New Symphony Orchestra of London )


막스 브루흐는 일찍부터 작곡에 비범한 재능을 보였던 작곡가였습니다. 일찍부터 왕성한 창작활동을 통해 수많은 작품들을 써냈지만, 현재는 그중 <바이올린 협주곡>과 <스코틀랜드 환상곡>, 그리고 <콜 니드라이> 등이 일반적으로 가장 친숙합니다. 그러나 브루흐의 창작의 중심에는 기악곡은 물론 그에 못지않게 오라토리오나 오페라 등 대형 성악작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19세기 후반에 독일에서 가장 높게 평가된 오라토리오 작곡가 중 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많은 작품들이 나치에 의해 금지되기 전 합창작품들은 최대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때는 물론 코블렌츠 연주협회의 지휘자, 존더스하우젠 궁정악단의 지휘자, 그리고 영국 리버풀 교향악단 지휘자 등을 역임하는 등 지휘자로서의 활동 역시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에서 약 20년 간 교수로 재임하며 작곡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그의 다양한 업적들은 많은 문화훈장과 명예박사 수여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1907년부터는 독일예술원 부총재를 맡기에 이르기도 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예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브루흐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1935년에서 45년에 이르기까지 나치에 의해 연주금지 명령이 내려집니다. 그 여파로 전후 6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작품 중 많은 수가 묻혀버리게 된 것입니다.

현재까지 사랑받아 온 작품 중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Op.26>은 멘델스존 이후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연주회수가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독일 낭만파 협주곡 특유의 풍부한 선율미와 정열적인 감성의 매력이야말로 브루흐의 비범한 음악성을 조금도 훼손시키지 않고 드러내기에 충분합니다. 1866년 브루흐가 스물여덟 살에 작곡한 이 작품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의 초연을 맡았던 요제프 요아힘에게 헌정되었으며 그에 의해 초연되었습니다. 초연의 평가는 분분하지만 ‘대체로 나쁘지는 않지만 뛰어날 것도 없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후인 1868년 라인음악제에서 다시 선보인 요아힘과의 연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브람스와 동세대 작곡가의 작품으로서의 공통점도 있지만 브루흐의 경우 좀 더 로맨틱한 악상이 눈에 띄며 그것이 청중의 기호과 부합하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작품은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합니다.
제1악장 <Vorspiel 전주곡> Allegro moderato/ 제 2악장 Adagio
1악장은 특별히 <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비교적 개방된 형태의 자유스런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되어 있습니다. 2악장과 직접 아타카로 연결되어 있으며, 실제로 2악장의 ‘준비’격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힘찬 제 1주제와 우아한 정서의 제 2주제가 바이올린의 화려한 보잉에 의해 전개됩니다. 자유스런 소나타라고 하는 점은 바로 재현부의 출현에 관한 점에서 거론 할 수 있는데 통상의 재현부가 아니라 경과부에 의해 2악장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화한 느낌의 2악장은 매혹적인 선율로 최대치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악장입니다. 프레이징은 면밀하게 연결되고 있으며 이 흐름에서는 기준 되는 박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호흡에 의지한 자연스러운 상태가 지속됩니다. 환상적인 느낌의 2악장에서는 하늘을 날 듯 가볍고 여유 있는 선율을 즐기기만 하면 될 듯합니다.
제3악장 <Finale> Allegro energico
3악장 <피날레>는 매우 활기 있으며 화려한 부분으로 보통의 협주곡에서 그러하듯이 일말의 남김없이 에너지를 쏟아 붓고 끝을 맺습니다. 역시 힘차고 빛나는 제 1주제와 낭랑하게 노래하는 제 2주제에 의한 소나타 형식. 점점 고조되는 악상들은 최후의 프레스토로 힘차게 마무리 합니다.
이 협주곡은 작곡가 자신이 카덴차를 삽입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독주자가 독자적으로 카덴차를 만들어 넣는 것도 허락하고 있지 않습니다. 브루흐는 이 작품 이외에도 두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고, 더불어 ‘몇 개의 협주 적 작품’을 남기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몇 개의 협주 적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는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살펴보면. <스코틀랜드 환상곡 Op.46>은 ‘협주곡’이란 카테고리에 포함되고 있지는 않으나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입니다. 1879년에서 188년 사이에 작곡된 작품으로 1880년 함부르크에서 열린 ‘바흐 음악제’에서 스페인 바이올린의 거장 파블로 드 사라사테에 의해 초연되었으며 역시 사라사테에게 헌정되었습니다. 정식 제목은 <스코틀랜드 민요의 선율을 자유롭게 사용한 관현악과 하프와 함께한 바이올린을 위한 환상곡 Fantasie für Violine mit Orchester und Harfe unter freier Benützung Schottisher Volksmelodien>이라는 긴 이름이다. 스코틀랜드 전통에 관한 오마쥬이면서 또한 브루흐는 이 작품에서 하프를 주요요소로 활용하는 특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막스 브루흐와 스코틀랜드 민요와의 만남은 스코틀랜드의 노래를 수집하기 시작했던 ‘스코틀랜드 음악 박물관’이라는 노래집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총 여섯 권, 599곡으로 구성된 노래집은 스코틀랜드의 국민적 시인 로버트 번즈가 에딘버러의 음악학자이며 음악출판업을 하고 있던 제임스 존슨과 함께 1787년부터 1893년까지 편집, 출판한 결과물입니다. 영국인 작가 월터 스코트경의 소설작품에 자극을 받아 작곡되었다는 가설도 있고, 작곡가 자신의 경험을 순수하게 담았다는 가설도 있으나, 모든 것이 함께 반응해 <스코틀랜드 환상곡>이 탄생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 작품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계기는 야샤 하이페츠가 그의 많은 공연의 프로그램에 넣은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 현재까지도 이 작품의 명반으로는 하이페츠의 연주가 1순위로 꼽히고 있습니다. 작품의 전체를 휘감고 있는 친근한 선율들은 많은 방송물의 배경음악으로 이 작품이 종종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서주 Grave’는 조용한 저음역대의 울림의 위에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애조를 띠고 있는 선율이 독주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면서 시작된다. ‘서주’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하나의 독립된 악장으로 전체 작품의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1악장 Andante cantabile는 서주악장에서 페르마타에 의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진입됩니다. 스코틀랜드 민요인 ‘나이든 로브 모리스 Auld Rob Morris’를 기초로 한 선율이 주를 이룹니다.
제2악장 Allegro는 민요 ‘백묘국 Dusty Miller’을 사용해 앞 선 악장들과는 한결 달라진 모습 춤곡 풍의 선율을 선보입니다.
제3악장 Andante sostenuto에는 ‘조니가 없어져서 실망했어. I'm a Doun for Lack O'Johnnie’를 변형해 만든 유명한 멜로디가 등장합니다. 이 외에도 ‘헤이 튜티 태티’라든지 로버트 번즈의 애국적인 찬미가 ‘월러스와 함께 피를 흘렸던 스코틀랜드의 국민이여 Scots wha hae Wallace bled’등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더불어 바이올린을 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기에 주저하지 않아도 될 <스코틀랜드 환상곡>. 이 두 작품만으로도 브루흐가 가진 음악성을 납득하기엔 충분합니다.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걸출한 산물인 이 작품들을 빛내는 또 하나의 요소로는 브루흐가 가진 선율적인 아름다움 이외에도 오케스트레이션에 관한 탐구와 시도가 엿보입니다. 그리고 큰 범위에서는 형식의 굴레를 가지지만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하는 구조에의 탐험심 역시 완성도에 크게 일조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Bruch - Scottish Fantasy, op 46  in E-flat major,
Violin : Jascha Heifetz - Conductor : Malcolm Sargent ( New Symphony Orchestra of London )
전악장 Play
1악장   Adagio cantabile
2악장   Allegro
3악장   Andante sostenuto
4악장   Allegro guerriero
Paint Charles West Cope
반응형
Posted by 불멸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