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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30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Op.69 (로스트로포비치-리히터)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in A Major Op.69
Ludwig van Beethoven ( 1770-1827 ) 
Cello : Mstislav Rostropovich  Piano : Sviatoslav Richter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첼로의 구약성서라고 한다면 베토벤 첼로 소나타는 신약성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호칭을 듣는데는 이 음악의 탄탄한 짜임새와 기품높은 선율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이곡이 첼로를 피아노와 대등한 위치에 놓고 작곡된 최초의 소나타란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첼로는 18세기까지만 해도 오케스트라에서 단지 중, 저역을 담당하는 통주악기에 불과했으나 하나의 독주악기로 자리매김되기 시작한 시기는 베토벤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통하여 과거에 비해 첼로가 비로소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되어 피아노의 분방한 연주에 대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첼로라는 악기를 사용하여 그 위상을 자리매김하게 만든 베토벤의 취향과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톤으로 철학적인 심도가 강한 악기인 첼로와 비슷하다고 한다면 우연의 일치일까. 여하튼 베토벤과 첼로의 만남은 고금을 뛰어넘는 명작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는데 이 작품이 바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제3번입니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제3번 Op.69는 교향곡 운명(op.67), 전원(op.68)등이 작곡되었을 무렵 베토벤이 갖가지 고통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예
술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던 중기에 쓰여진 곡입니다. 격정과 깊은 명상이 얽혀 솟아오르는가 하면 어느새 명상속으로 침잠하는 절묘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라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걸출한 거장들이 만나 서로의 힘과 에너지를 겨루며 발산하는 열기는 동곡의 다른 음반에서 좀처럼 찾기 힘듭니다. 두 연주자는 서로 밀리지 않으려 경쟁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음악이라는 순수한 영역으로 초월해가며 무한한 정신적 감동을 안겨줍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강렬한 운궁와 이를 탄탄히 받쳐주며 밀리지 않고 쳐나가는 리히터의 피아노가 맞부딪치며 불꽃을 튀기는 압도적인 명연주를 펼칩니다. 첼로와 피아노의 두 거장이 맞부디치며 작렬하는 파열음은 가슴이 시릴만큼 아름답습니다. 베토벤 특유의 영웅성과 파워를 찾는다고 한다면 이 음반만큼 요구를 충족시켜 줄만한 경험은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제1악장 Allegro ma non tanto
베토벤 첼로 소나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제3번 A장조입니다. 초기에 쓴 두 개의 소나타에는 느린 서주를 붙인데 반해 제3번은 서주가 없이 바로 제1주제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알레그로 마 논 탄트로 피아노가 침묵한 채 첼로만으로 숨이 길게 그 노래를 펼쳐가다가 차츰 차츰 거센 호흡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점에서 첼로라는 저현악기의 특성을 베토벤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었던가를 말해줍니다. 초기의 작품보다 격정이 노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격정과 깊은 명상이 서로 얽히게 하면서도 격정이 고조되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명상 속으로 침잠하는 절묘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2악장 Scherzo-Allegro molto
알레그로 몰토의 2악장은 스케르쯔 악장이면서도 얼핏 듣기에는 당김음으로 되어 있는 해학적인 듯한 주제 속에 비감이 가득 차 있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주춤거리게 됩니다. 피아노와 첼로의 대화가 숨가쁘게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무한히 뻗어가는 생명의 힘이 느껴집니다. 베토벤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이 악장 역시 높은 기품과 타는 듯한 정열로 가득합니다. 낭만주의가 문을 열던 초기의 단단한 짜임새와 베토벤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제3악장 Adagio. Cantabile-Allegro vivace
3악장에서는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서주가 붙어 있습니다. 황홀한 정감으로 가득찬 피아노가 손을 내밀면 첼로가 가만히 그 손을 마주잡고 이끌려 오듯이 등장해서 두 악기의 대위법적인 처리로 서정성이 넘치는 이 서주는 짧지만 여운을 남기면서 알레그로 비바체의 주부로 빨려들 듯이 융해되어 갑니다.

Beethoven  -  Cello Sonata No,3  in A Major Op.69
Cello : Mstislav Rostropovich  Piano : Sviatoslav Richter

전악장 Play
1악장   Allegro ma non tanto
2악장   Scherzo (Allegro molto)
3악장   Adagio cantabile - Allegro viv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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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멸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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