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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2 슈베르트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D.810 No.14


슈베르트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Death And The Maiden' D.810 No.14
Franz Schubert  ( 1797-1828 )
Quartet : Melos Quartet


서른 한 살에 세상을 뜬 슈베르트. 그가 죽기 2년 전 작곡했던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슈베르트는 동시대를 살았던 다른 지휘자들과 달리 지독히 가난한 삶을 살았다. 귀족의 후원을 받지 않고 악보 출판사로부터 돈을 받아 생활했는데, 그마저도 출판사에게 이용당하고 별 실속이 없어서 친구들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죽을 때도 거의 알거지 상태여서 가장 싼 장례를 치뤄도 돈이 모자랐다고 하니, 끝까지 빚쟁이로 죽은 셈이다. 그는 14년 동안 약 1200곡, 1주일에 평균 2곡 정도를 작곡하는 엄청난 다작을 하였다.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는 2년여에 걸쳐 작곡한, 슈베르트로서는 보기 드물게 긴 시간을 들여 완성한 곡이다. 슈베르트는 굉장히 산만하고 급한 성격이어서 한 곡에 집중하지 못 하고, 한 곡을 마무리하기 전에 다음 곡을 쓰기 시작하는 일이 잦아서 유독 그의 작품에는 미완성 곡들이 많다.
 
요즘 그래도 그럭저럭 한 인물 하는 슈베르트의 초상화를 보지만, 사실 슈베르트는 위생상태가 불량한 추남이었다고 한다. 서른 한 해 동안 제대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 한 그가 성병의 일종인 매독으로 사망하였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측은하게 여기게 만든다. 사랑을 통해 성욕을 발산하지 못 하고, 남루한 차림으로 사창가를 해메였을 그를 상상하면, "죽음과 소녀"의 비장한 선율이 그냥 만들어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슈베르트가 남긴 현악 4중주는 모두 15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6곡이 맞다고 한다. 한 악장 짜리 <서곡>(String Quartet in C minor (one movement: Grave & Allegro), D.103)이 새롭게 발견되어 1987년 발간된 [신슈베르트 전집]에 따르면 모든 곡의 번호가 하나씩 밀려야 맞단다. 널리 알려진 13번 "로자문데"가 14번이 되어야 하고, 14번 "죽음과 소녀"는 15번이 되어야 맞다고 하지만, 습관처럼 오랫동안 부르던 번호를 바꿀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슈베르트는 자기가 작곡한 음악을 스스로 리믹스하고 샘플링한 작곡가였다. 나쁜 말로 재탕, 자기표절이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요즘 같아서는 같은 주제와 선율을 가지고 다르게 변주할 수 있는 훌륭한 디제잉기술 가졌다고 칭찬할 만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현악 4중주 13번 "로자문데"는 1823년 작곡한 극음악 "로자문데" D.797의 3막 간주곡을 2악장 주제로 사용하였고,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는 가곡 "죽음과 소녀" D. 531을 2악장 주제로 인용한 것이다.

Schubert - String Quartet No. 14 죽음과 소녀 'Death And The Maiden' D.810 No.14 Quartet : Melos Quartet
전악장 Play
1악장   Allegro
2악장   Andante con moto
3악장   Scherzo. Alllegro molto
4악장   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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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멸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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